최근 아티팩트(in 뉴욕)에서 전시된 문혜자의 강렬한 그림들을 보면 매우 분명한 작가의 심상이 있는 데, 그것은 바로 매일 매일의 지루하고 단조로운, 심지어 따분할 법도 한 일상적인 모티브들이 작품의 배경이 되고, 그 평범한 한계 밖으로 스며 나온 초월적 실체가 화면 위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 ‘here’의 위로 저 너머의 세계가 그리고 ‘now’(찰나)의 곁에는 영겁이 덧입혀 있다. 보색으로 대비되는 색감, 기하학적 패턴과 구조 위에서 우리는 영감을 경험한다. 문혜자의 작품에서의 요소들은 소박함에 대한 이해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미스터리를 경탄케 한다.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한 바른 태도와 잘 숙련된 기술로 이끌어 내는 그녀만의 작업 방식이 있는데; 그녀의 직관적인 정확성에 대한 추구 때문에 그 혐의를 벗기는 하지만, 많은 경우에 꽤나 관습을 벗어난 기발한 즉흥을 포함한다.
작가의 창작과정에 관한 호기심을 푸는 주된 열쇠는 바로 풍성함과 단순함의 강렬한 대조와 병치이다. 각 작품마다 이러한 대조와 병치가 아름다운 음악을 이루는 데, 필시 그 풍성함과 단순함은 이원적인 것이 아니어서 서로를 넘나들고 화합한다. (역자의 첨언: 존 오스틴의 Transcendence에는 이 부분도 포함하는 것이리라.) 문혜자 작가의 많은 작품들 속에 녹아 있는 관점들 가운데 최근 부상하는 것은 옵-아트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보색 대비의 강렬함은 패턴을 눈에 띄게 하고, 표현된 이미지를 통해 제시된 사물들의 조합을 갑작스러운 것으로 만든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로 하여금 그녀 자신의 비정통적인 접근방식을 이해하도록 이끈다. 그녀의 접근 방식은 예술 작품의 제작에 결정적인 요소이며, 이미지가 그 스스로를 드러내도록 부추긴다. 한 직관적인 계시나 다름없는 ‘here’는 창작을 이끄는 원칙으로 관객들에게 작가의 시적인 통합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 시적인 통합(경계를 넘어섬)은 그녀의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확신에 찬 올바름으로 가득 채운다.
존 오스틴은 예술에 관한 글을 쓰며, 맨하탄에서 지내고 있다.
*역자첨언:
존 오스틴의 글은 짧지만 통찰력 있는 어휘를 사용하여 문혜자의 작품세계를 투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목의 The quotient of Transcendence는 초월의 몫으로 번역하였는데, 일상적이고 평범한 생활이라는 시간과 공간 (here and now)의 패턴과 규칙이 우주를 침잠하고 거르고 투영하는 속에서 스스로 드러내는 세상의 본질, 즉흥적이고 비 정통적인, 심지어 기괴한 대조를 불러오는 이미지들이 작품 속에서 서로 대조를 이루거나 병치하는 모습을 존 오스틴은 초월에 따른 결과, 즉 초월의 몫으로 부르고 있다.
번역-조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