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스의 색감과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이 화두였다는 이번 연작은 문혜자의 화가로 출발한 시점부터 작가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긴 사색을 여미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문혜자 작가에게 마티스와 몬드리안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우선, 마티스는 음악이 소리의 고유한 특징을 살리는 데 힘쓰는 것처럼, 미술은 색채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구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 자신이 색을 섞지 않고 순수한 색감을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하는 구성으로 주제에 몰두하려 노력했다.
위의 마티스에 대한 설명은 문혜자 작가의 색채의 사용과 주제를 위해 디테일을 생략하는 과감한 구성까지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이 번 <Composition of two light sources> 2019의 경우에는 점, 선, 면, 색채라는 최소한의 회화적 요소만으로 작가의 에너지와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광원은 면의 구성과 색의 대비를 통해 그 존재를 인지할 뿐이다. 화면 위에 자유롭게 뻗어 있는 광선들의 방향이 두 개의 다른 출발 점이 있음을 추측케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두 개의 광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광선들은 힘차게 뻗어간다. 어디로든…
그렇다면 두 번 째,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은 문혜자작가의 작품에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몬드리안은 데 스틸운동의 창시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충분히 분석하고 단순화시키면 그 본질에 도달한다.”고 피력하였다.
사실, 문혜자 작가는 2015년 작가노트에서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 데, 그녀가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고 놀란 것은 화면을 가르는 직선들과 점, 색채가 화려하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듯 보였기 때문이다. 작가는 계속해서 관람객들이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도 그러한 자유로운 충만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2015년 작가노트) 했다.
마티스와 몬드리안은 그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두 개의 광원이고, 그녀가 추구하는 예술의 모티브이다. 오랫동안 분석하고 관찰하고 구현해낸 장식적이며 동적인 충만한 에너지를 오로지 점과 선과 면, 그리고 색채로 표현하여 “모든 것으로부터 얽매이지 않고 … 어떻게 그려야 가장 자유로워지는지” (2000. 4월 작가노트) 항상 고민해온 결과물이 이 번 <Composition of two light sources> 2019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소영 2019.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