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sual Music of Hye Ja Moon(Gallery&Studio-June.July.August 2003)
문혜자의 그림으로 표현된 음악
아더 도브와 조지아 오키프같은 20세기 미국 추상화가들이 자연의 리듬과 움직임을 포착
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입체파의 영향을 받았으며 유럽에 있는 그들의 동료작가들이
좋아하던 좀 더 흔한 기하학적인 형태와는 사뭇 다른 유기체적 형태를 도입했다. 매사추
세츠 미술학교에서 수학하고 뉴욕과 북동부지역에서 폭넓게 전시활동을 한 문혜자는 소
호의 웨스트 브로드웨이 415번지에 있는 아고라갤러리에서 최근에 개최한 그녀의 전시회
에서 그러한 초기의 유기체적 추상화가들과 맥락을 같이하는 듯해보였다. 하지만 문혜자
는 자신의 유기체적 형태들을 가지고 다른 방면으로 눈을 돌린다. 자연이라기 보다는 고
전음악과 재즈음악이 그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녀는 즉흥적 재즈음악의 자발성뿐 아니라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그의 전위적인 교향곡
과 비슷한, 에너지와 복잡성을 전달해줄 수 있는 시각적 언어를 추구한다. 그리하여 그녀
는 자신의 채색조각에서뿐 아니라 유화작품에서도 어두운 색과 불꽃같은 색이 조합되어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구조를 만들어내는데 훌륭하게 성공한다. 결국 그녀의 채색조각
도 그녀가 추구하는 바를 3차원적으로 화장한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작가가 표현한 색채의 강렬함은 중앙의 형태에서 드러나는데, 이것은 어
울리지 않게 밤하늘을 배경으로 떠있는 태양처럼 이글거린다. 여기서 낮과 밤의 성질이
색채와 에너지와 빛의 주술적 종합을 통해 서로 뒤섞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에서는 재즈 음악 연주 중에 저절로 나타날 수 있는 두 가지 타입의 음
악의 경연이라는 개념이 절묘한 비례를 이룬다. 이 작품에서 화려한 형태들은 불꽃같은
모양에서 피어나서 서로를 능가하려 애쓰는, 점차 불협화음이 되어가는 선율처럼 위로 솟
는다. 이러한 영감을 주는 음악처럼 문혜자의 작품은 파격적인 양식으로 일관성을 유지하
면서도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에서는 제목의 둥근달을 화면의 왼편 위에 표현하고 짙
은 적색의 앙상한 나뭇가지가 이것을 가로지르는 밤 풍경이라는 느낌을 준다. 작가 자신
은 자기작품의 형태들을 그처럼 분명하게 해석하고 있지 않지만 관람자에게 이 그림 속의
암시적인 요소들은 컨트리 블루스에서의 재즈의 기원을 암시할 수 있다.
반대로 기이한 형태들이 아르누보 식으로 표현된 또 다른 유화인 은 듀크 엘링턴의 주요
작품 가운데 한작품에 나타나는 대조적인 도시적인 세련미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그림과 앞의 그림에서 문혜자는 시골의 여인숙에서 수수하게 시작하여 결국 재즈가 유럽
의 고전음악과 동등하게 대접받는 커다란 연주회장에 당당하게 이르는 음악적 진화과정
을 우리에게 안내하는 투어를 하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비록 작품속에 그러한 상상의 내
용이 담겨있긴해도 문혜자의 그림들은 독특한 회화적 감수성을 독자적인 추상으로 표현
한 순수하게 형식적인 언어에 대한 관심도 유지하고 있다.
마리 R.파가노 번역 : 하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