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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7일

문혜자가 추구하는 회화작업-몬드리안과 마티스 (조소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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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onielehre-(문혜자 작가의 회화 그리고 음악)

문혜자 작가의 작업실에서 필자는 떠다니는 감성의 언어와 엄격한 논리의 몸짓이 음악과 어우러진 이상한 나라(Wonderland)에 도착한 호기심 가득한 앨리스였다. 작가는 자신의 회화작업은 몬드리안의 구성과 마티스의 자유로움을 추구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의 회화를 음악과 함께 고려하지 않고 이해하려 한다면 절반의 감상에 만족해야한다. 작가가 추구하는 “몬드리안에서 마티스”가 그녀가 들으며 작업의 에너지로 삼는 곡들과도 분명한 연결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문혜자작가의 작업을 음악을 매개로 풀어내고, 두번째로 작가의 회화적 기법을 현대음악의 선구자라고 할 수있는 쇤베르크의 12음계 원칙및 몬드리안 마티스 회화의 형식적 요소와 연결하여 살펴본다.  

I. 작가 문혜자의 작업과 음악

문혜자 작가는 작품의 제목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작품의 구상에 도움을 주었던 악곡의 이름을 차용한다. , , 그리고 등을 포함하고 있는 이들 최근 문혜자작가의 근작들은 모두 현대음악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다.

연주곡 는 존 아담스가 1985년 작곡한 것으로 아놀드 쇤베르그의 조화의 원리를 담은 책, ‘조화의 연구’라는 독일어를 따서 곡명을 붙였으며, 이 작품은 쇤베르그의 화음의 원리와 미니멀리즘을 결합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가 이 곡을 들으며 작업한 작품들은 대작이 많았다. 아마도 이 곡이 근대음악의 선구자 아놀드 쇤베르그의 원칙적 화성으로 시작하여 중반부부터 후반에 이르는 부분에는 감정의 표현이 격해지며 미니멀에서 벗어나는 형식의 파격을 보여주는 데, 이른 바 두 시대의 사조를 아우르는 음악적 결합을 이루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이 곡을 들으면서 작품를 통해 작가의 궁극적 바램인 몬드리안에서 마티스라는 회화에있어서 구별되는 두 사조의 결합을 꿈꾸었을 것이다.

는 작가가 좋아하는 음악가인 Bjork의 음악을 들으며 그린 작품들이다. 1979년 jazz fusion group인 Exodus로 첫 앨범을 낸 Bjork는 여러 음악 형식을 넘나들며 인생의 즐거움, 가벼움, 감동 등을 신비롭고 현대적인 전자악기에서 하프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악기들을 가지고 방랑자의 목소리로 여러 가지 감정들을 한 번에 쏟아낸다. 작가 문혜자 역시 라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감정들을 한 화폭에 담아내려하였고 그로인해서 인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붓질의 밀도가 짙고 색이 두껍다. 작가의 최근 작품들 가운데에서 보다 더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는 의 음악은 World’s End Girlfriend 라는 일본의 카츠히코 마에다라는 작곡가의 앨범중 하나이다. Bjork와 World’s End Girlfriend의 공통점은 아마도 그들의 손에 잡히는 것은 모두 악기가 된다는 점과 신비한 음색으로 여행자의 관조적 운율이 매력적이다. 작품 는 음악에서와 마찬가지로 화면 안에서 붓놀림의 속도가 다양하고 색감의 두께 역시 일정하지 않아 시각적 긴장과 풀어짐이 화려한 색감의 여행을 돕는다.

II. 문혜자가 추구하는 회화작업-몬드리안과 마티스

실재를 표현하기위하여 변화하는 자연적 요소를 제거하고 구성적 요소만 추출하여 신조형주의를 완성한 몬드리안과 강렬한 원색의 효과를 보색대비를 통해 극대화 하여 사용한 야수파의 마티스는 얼핏 조화를 이루기 힘들어보이지만, 작가 문혜자는 작품을 통해 원칙적 회화의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작가 고유의 조화를 보여주고있다.

일단, 그녀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적용시킨 회화의 두 가지 원칙, 즉 한가지 보색과 두가지 계열색이라는 첫 번째 원칙과 작품이 완성된 후에도 밝은 연두의 바탕색이 드러나도록 한다는 두 번째 원칙을 엄격하게 고수하면서도, 자유롭고 즉흥적인 붓놀림과 구성으로 영감을 표현한다. 존 아담스의 에서는 서로 다른 음악적 사조의 결합을 병렬적으로 표현하였다. 하지만 음악과는 달리 회화에서는 시간적 흐름을 하나의 공간에 표현해야하므로 형식과 내용의 면에서 접근해야한다.

문혜자는 위에서 언급한 회화의 원칙을 기본적인 형식적 요소로 차용했으며, 이는 몬드리안이 실재를 표현하기위해서 최후까지 남겨두었던 수직과 수평의 요소처럼 작가에게는 불변의 규율과도 같다. 그녀가 사용하는 화려하고 맑은 색감의 자유로움 뒤에는 작가가 고집해온 색 사용의 원칙인 한 가지 보색과 두 가지 계열색들이 자리잡고 있다.

음악의 모더니스트 아놀드 쇤베르그(1874-1951)는 12음계가 하나의 음열에 모두 나타나야한다는 원리를 내세우며, 각 각의 모든 음에 절대적인 평등성을 부여했다. 이러한 미니멀적 원칙은 작가 문혜자의 두 번째 원칙과 상통하는 것으로, 그녀는 흐르는 음악에 마음을 집중하여 손끝의 붓이 화면 위에서 춤을 출 때에도 항상 균형을 염두에 둔다. 화면을 돌려가며 처음 스케치한 바탕에 지나치게 색감이 치우쳐지지 않도록 표현의 절제를 통해 엔트로피를 높힌다. 바탕 색과 스케치가 화려한 색의 움직임과 더불어 꿈틀거릴 수 있도록 같은 공간적 배려를 잊지않는다. 작가에게는 바탕색, 밑그림, 색감들이 모두 작품의 일부이고 동등한 가치를 갖는 회화적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넘치는 감성에 회화적 요소의 평등한 배려를 혼합하여 몬드리안에서 마티스까지가 아니라 몬드리안과 마티스의 조화라는 멋진 세계를 화폭에 담는다.

조소영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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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min
    7월 17일

    “마티스의 색감과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이 화두였다는 이번 연작은 문혜자의 화가로 출발한 시점부터 작가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던 긴 사색을 여미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문혜자 작가에게 마티스와 몬드리안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우선, 마티스는 음악이 소리의 고유한 특징을 살리는 데 힘쓰는 것처럼, 미술은 색채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구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 자신이 색을 섞지 않고 순수한 색감을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하는 구성으로 주제에 몰두하려 노력했다. 위의 마티스에 대한 설명은 문혜자 작가의 색채의 사용과 주제를 위해 디테일을 생략하는 과감한 구성까지 닮은 점이 많다. 특히, 이 번 <Composition of two light sources> 2019의 경우에는 점, 선, 면, 색채라는 최소한의 회화적 요소만으로 작가의 에너지와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광원은 면의 구성과 색의 대비를 통해 그 존재를 인지할 뿐이다. 화면 위에 자유롭게 뻗어 있는 광선들의 방향이 두 개의 다른 출발 점이 있음을 추측케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두 개의 광원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광선들은 힘차게 뻗어간다. 어디로든… 그렇다면 두 번 째,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은 문혜자작가의 작품에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몬드리안은 데 스틸운동의 창시를 통해 “우리가 무언가를 충분히 분석하고 단순화시키면 그 본질에 도달한다.”고 피력하였다. 사실, 문혜자 작가는 2015년 작가노트에서 몬드리안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 데, 그녀가 몬드리안의 작품을 보고 놀란 것은 화면을 가르는 직선들과 점, 색채가 화려하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듯 보였기 때문이다. 작가는 계속해서 관람객들이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도 그러한 자유로운 충만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2015년 작가노트) 했다. 마티스와 몬드리안은 그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두 개의 광원이고, 그녀가 추구하는 예술의 모티브이다. 오랫동안 분석하고 관찰하고 구현해낸 장식적이며 동적인 충만한 에너지를 오로지 점과 선과 면, 그리고 색채로 표현하여 “모든 것으로부터 얽매이지 않고 … 어떻게 그려야 가장 자유로워지는지” (2000. 4월 작가노트) 항상 고민해온 결과물이 이 번 <Composition of two light sources> 2019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조소영 2019. 4. 8
  • Admin
    1월 1일

    화가 문혜자의 비움의 철학에 의미를 두면서 계속 되었던 2018년의 compositon 작품들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화면의 분할을 실험하고 광원을 화면밖으로 옮기며, 빛에 관한 천착을 계속했던 작가가 최근 2018년 12월에는, 캔버스의 테두리로 뻗어 나가는 빛살들의 중심, 즉 광원이 그려져 있던 곳에 광원을 그리지 않고 대신 주변부에 점선형태로 원들을 그려 넣었다. 이 주변부의 중첩된 원들은 빛의 파동을 연상시킨다. 중심은 바탕색 그대로 내버려 두고 파동의 원들을 여러 겹 그리거나, 중심이 오히려 약간 더 어두워지고 주변부의 점선형태의 원이 진하고 선명하게 퍼져 나가는 밝은 파동들이나 혹은 나이테로 보이는 점선들을 그린, 이렇게 두 가지 타입의 작품이 최근 작가의 작업이다. 기존의 작품에서 보였던 강렬한 광원은 역동적 힘의 원천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 새로운 시도는 정 반대의 개념으로 보이는데, 중심부의 색감이 차분하고 어두워 짐에 따라 기존의 작품에서 보였던 시선의 확장과 퍼짐이 후자에서는 중심으로 모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역동적 힘의 방향이 밖이 아니라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이전의 작품들이 빛의 발광에 중점을 두었다면 후자는 빛의 수용체, 다시 말해, 빛을 감지하는 기관인 눈의 홍채처럼 시선도 빛도 중심으로 수렴하게 된다. 매우 흥미로운 작품의 변화이다. 이전에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역동적이고 즉흥적으로 자신의 창의적 에너지를 발산하려 했다면, 이제는 작가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있어서도 다분히 관조적이고 사색적으로 바뀌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는 작품의 변화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작가의 작업과 늘 함께하는 음악이 최근에는 문혜자 작가의 딸인 음악가 이영임이 제작한 <법흥: 한 바퀴 인생>이라는 앨범*(법흥스님 작사/ 이영임 작곡)이다. 여기엔 법흥 스님의 시에 이영임 선생이 곡을 붙인 작품들과 아름다운 명상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불교음악과 함께하는 문혜자 작가의 작업이 이제는 어디로 나아가게 될지 작가의 쉼 없는 행보에 감탄을 멈추기 힘들다. 2018-12-29 조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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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5월 14일

    <Composition –비움의 철학>(2018)에 관한 짧은 생각들 <Music for charms of the night sky 005> (2016), <The Sun series> (2017), <Composition series> 소품 (2017)에 이어서 대작 <Composition- 부제: 비움의 철학>(2018)을 통해 문혜자 작가가 보여주는 빛에 관한 철학 – 평론가 조소영, 2018 지난 3년간 작가 문혜자의 작품은 하나의 주제인 빛으로 같은 듯 다른 듯, 캔버스 위에 다양한 시점과 색채를 펼쳐 왔다. 해마다 빛에 관한 작가의 천착을 따라잡는 것 또한 나에겐 늘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Composition –부제: 비움의 철학>(2018)은 작가가 지난 몇 년간 화두로 삼았던 빛, 몇 년 전 작업실에서 집으로 향하던 작가의 눈과 조우했던 가로등 불빛, 그 빛이 작가에게 불러일으켜 주었던 설렘과 기쁨의 순간을 캔버스 화면에 담으려고 했던 (위에 열거한) 전작(前作)들의 묶음이자 정수이다. 문혜자 작가의 회화적 구성력은 매우 논리적이어서 작품을 구성하는 회화적 요소들을 자유자재로 더하거나 빼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최근 작인 Composition (대작)의 부제는 “비움의 철학”이다. 전작들에서 작가가 한 일은 작품 안에 그간의 작가가 천착해 왔던 빛의 구상들을 담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번 작품에서 작가는 빛에 관한 요소들을 아름답게 채우고 정작 광원에 관한 한, 어떤 묘사도 담지 않았다. 즉, 그리지 않아도 당당히 존재하는 광원의 실존을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하겠다. 2016년의 작품 <Music for Charms of the Night Sky 005>에서 시작된 순수한 빛의 경험에서 시작된 빛을 향한 이끌림과 집중, 2017년 연작<The Sun>과 <The Light>에서 보여준 빛의 성질 가운데 1)광선은 직진한다. 2) 빛은 입자이다. 이 두 가지 빛의 성질이 만들어 내는 공간적 효과, 그리고 2017년 후반부에는 composition series 소품을 통해 직진하는 광선이 색의 입자로 이루어져있으며, 그런 개별 선들이 곡면을 이루며, 화면의 분할을 통해 빛이 얼마나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지 보여준다. 지난 몇 년간, 세 가지 작품들의 구성적 요소들이 <Composition- 부제: 비움의 철학>(2018)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의 마음을 순간에 사로잡았던 광원이 이 번 작품의 중심에서 관람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뻗어 나오거나 수렴하는 듯한 광선의 공간적 효과는 2017년 <The Light>의 것과 닮았으며, 소품 <Composition>(2017) 의 직선 면 분할이 이 번 대작에서는 곡선 분할로 변용되었다. 이렇듯 지난 3년 간의 작가의 빛에 관한 천착이 이 번 작품에 집대성 되었으면서도, 그 간 작가의 작품에 오랜 시간 등장해 왔던 이야기나 설명을 모두 내려놓았다. 화려한 색들의 조형적 이야기들은 몸을 감춘다. 작가는 ‘빛은 거기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비워두었다’. 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드러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