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osition 소품 3점에 관한 소고(小考)입니다.
-첫인상
Music for Charms of the night sky와 The Light 시리즈가 융합되어 걸러낸 새로운 단계의 작품으로 보였다. The light에서 구심점으로 작용했던 광원이 캔버스 밖으로 물러났다. 그리고Music for charms of the night sky에서 화면에 아기자기 서술적으로 묘사되었던 음악과 이야기들이 Composition에서 추상화되었다. 마치 산문소설에서 시로 옮겨간 듯 담백해졌다.
-음악
문혜자선생님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음악이다. 1) Music for Charms of the night sky가 노래가 있는 오페라라면 2) The Light은 피아노 협주곡 3) Composition은 바이올린 솔로로 여겨진다. 1)에서 2)까지는 작품에 어우러진 곡하나를 다 담으려는 듯 캔버스 안에 시선의 중심과 주변으로 뻗어나가는 속도의 완급까지 계산된 이른바 반듯한 안정된 그림이었다. 하지만 compositon은 시선의 중심이 캔버스 너머(beyond canvas)에 있고 끝 모를 전체는 보는 이들의 마음크기에 따라 가변하게된다. 무한한 전체의 일부를 작은 소품으로 그렸을 뿐인데, 작품은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더 커져버린다. Composition의 면 분할은 위에서 말한 광원을 쫓는 시선의 확장을 돕는다.
-점, 선, 면
Composition에서 가장 시각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구성이 바로 점, 선, 면이다. 이 회화의 기본 요소를 군더더기 없이 사용해서 작품이 노래하게 만들 작가가 얼마나 될 것인가? 캔버스 너머의 광원에서 쏟아지듯 내리는 광선들이 씨줄을, 각 줄마다 얹어진 색(Pigment)은 날줄의 역할을 하며 빛이 넘실거리게 한다. 어둡고 밝게 분할된 면은 관람자의 위치를 창 안으로 인식하게 하는 효과를 준다. 창 넘어 음악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2017-09-26
평론가 조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