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2월 작가 문헤자 )
*과거에 음악을 들으면서 그릴 적에는 쉽고 재미있게 상상하면서 그렸다. 하지만, 지금은 빛을 쫓아 작업 하면서 어려움이 많다. 이 그림을 그리는 지도 벌써 5개월이다. 이제야 붓을 놓는다. *나의 작품은 언제나 놀라움이라는 감정적 경험의 산물이다. 놀라웠던 순간의 경험은 나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감정의 몰입을 극대화 시킨다. *공기 중에 미세먼지도 없고 아주 맑은 날이면, 나는 파랑, 초록, 빨강이 반복되면서 한 송이 꽃처럼 응집되기도 하고, 분산되기도 하면서 빛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날개를 자주 경험하고 놀라워했다. 나는 이렇듯 사진으로는 표현하지 못할 빛의 주관적 경험을 디자인하여 당시의 놀라움을 화면에 담고자 하는 열의로 가득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의 빛이 사물과 충돌할 때 빛이 튕겨내며 만들어내는 그 아름다운 색의 향연들, 혹은 자동차의 모서리에 생기는 기묘한 빛의 채색 등은 시시각각 나의 눈 앞에 펼쳐지는 빛들의 페인팅 경연처럼 보였다. 그러한 빛들을 주시하느라 시력도 약해졌다. 그럼에도, 나는 이처럼 매력적인 빛의 꽃을 꼭 조형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싶었다. 머나먼 우주에서 쏟아내는 빛의 근원인 태양이 작품의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 태양은 나의 작은 캔버스에 옮겨져서 여러 색으로 퍼져나가기도 하고 사물들의 각도를 왜곡시키기도 하면서 시선과 에너지를 응집한다. *나는 세필로 그리면서도 무심한 듯한 표현을 하고 싶다. 그것은 좀더 역동적이고 기운이 흘러 넘치리라. 가느다란 줄기도 여러 개가 모이면 굵은 한 줄기 보다 더 튼튼하다. 두꺼운 붓질 한번이 표현하기 힘든 유기적 역동성 때문에 나는 오늘도 세필을 잡는다. 2017-02 ,문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