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월 작가 문혜자)
음악을 들으면서 그 느낌을 재 창조하기위하여 나의 온 정신은 긴장되고 예리한 칼날처럼, 혹은 아주 부드러운 꽃잎처럼 다양해진다. 태양의 빛에 가까운 노란색을 캔버스에 먼저 칠하고 자주색으로 자신감 있게 붓으로 드로잉한 형태는 끝까지 유지한다. 왜냐하면 나의 정신이 캔버스 위에 표현 되는 드로잉이 나의 가장 진지한 정신의 표현이므로 나는 그것을 존중하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드로잉한 선 주위에 남겨지는 아주 세밀한 공간은 나의 그림이 숨을 쉬는 공간이다. 물감으로 빈틈없이 메워진 캔버스를 나는 싫어한다. 생명이 있는 그림을 그리고 숨을 쉬는 공간을 남기기 위하여 나의 붓은 항상 긴장한다.
나의 그림 기법 중 색을 두텁게 칠하고 스크래치 기법으로 드로잉 하는 것도 작업을 하는 즐거움의 하나다. 그것은 붓으로 드로잉 할 때보다 더 긴장된다. 그때 나는 더 캐주얼하고 대담해 진다. 스크래치 기법으로 표현하는 별은 나의 꿈의 반영이다. 붓으로 그릴 때 보다 더 예리한 표현이 된다.
팔레트 위에 남겨진 쓰다 남은 물감이 아깝기도 하지만 즉시 닦아 버린다. 다시 새로운 느낌으로 새로운 혼색을 시도하기 위함이다. 나의 팔레트는 항상 비어있다. 나는 내 주위의 대부분의 물건들을 가장 간소화 한다. 나의 사고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창문이 없는 나의 작업실을 좋아한다.
균형감 없이 흩어져있는 이슈들이 질서 있게 정돈되어 보이도록 구성하는 과정에서 나는 무척 고심한다. 그것은 현대음악을 들을 때 자주 느끼는 “불협화음속의 조화”를 닮고 싶어서다. 그것은 나의 정신을 보다 현대적으로 이끌고 가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나의 그림은 음악을 듣고 느낌을 전달하는 일종의 퍼포먼스다. 드로잉 하는 첫 과정부터 끝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공연이나 개인 연주자의 공연 실황을 보듯이 표현하고 싶었다.
2010, 6월 작가 문혜자